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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납세자연맹 : 2013-12-12 : 1905

정부, ‘꼼수’부려 세제개편안 증세효과 축소

 
정부, ‘꼼수’부려 세제개편안 증세효과 축소

소득공제 못 받는 사람 대거 편입해 소득공제 효과 대폭 축소…‘평균의 함정’ 꼼수
납세자연맹, 1만 ‘세제개편검증조사단’ 결성…세법개정안 막는 국회 입법청원 개시

■ 정부가 2013 세제개편에 따른 소득구간별 증세효과를 추정할 때 사용한 방법이 전혀 합리적이지 않기 때문에 정부 발표 증세효과는 단 10%의 진실도 보장할 수 없는 엉터리”라는 주장이 제기됐다.
   ○ 정부가 연봉별 증세액을 추계할 때 1000만~3억원 초과 사이 총16개 구간마다 국세통계자료상의 평균적인 가상인물을 기준으로 증세를 추계, 가구형태(독신, 자녀유무 등)나 항목별 실제 소득공제 여부 등이 전혀 고려되지 않은 ‘평균의 함정’이라는 주장이다.
   ○ 한국납세자연맹은 12일 서울 신문로 연맹 회의실에서 가진 기자회견에서 “연맹이 실제 연말정산 자료로 세제개편에 따른 증세효과를 추정해본 결과 ‘연봉 5500만 원 이하의 근로소득자는 증세가 없고 연봉 7000만원은 3만 원 증세 된다’는 정부 발표는 예외적인 경우에만 해당됐다”면서 이 같이 밝혔다.

■ 연맹에 따르면, 정부가 증세효과 기초자료로 삼은 2011년 연말정산 인원은 총 1554만57명이고 각각 연봉과 소득공제 상황이 다르다. 같은 소득구간에 속하더라도 특정 소득공제항목을 공제 받지 않은 사람이 공제받은 사람의 2배가 넘는 경우가 발견되는데, 정부는 해당 소득구간의 소득공제총액을 소득구간 인원으로 나눠 ‘1인당 소득공제액’을 계산했다. 이를 토대로 세제개편 효과(소득공제→세액공제)를 추정하고 그것이 마치 해당 소득구간 전체에 보편적이라는 식으로 발표했다는 것이다.
   ○ 가령, 2011년 연봉 3000만~4000만원 구간의 총 인원은 158만8883명인데, 여기에는 과세미달자 9만2994명도 포함돼 있다. 또 의료비공제 하나만 봐도 이를 전혀 받지 않는 인원(108만9740명)은 공제받는 인원(49만9143명)의 2배가 넘는다.
   ○ 이런 상황에서 소득구간 충 인원의 3분의 2를 차지하는 의료비공제 비공제자들이 ‘1인당 의료비소득공제액’만큼 의료비공제를 받은 것으로 간주돼 세제개편에 따른 증(감)세 효과가 실제와 다르게 나타날 수밖에 없는 것이다.
   ○ 이런 이유로 특정 소득구간에서 세제개편 증세효과가 정부 발표처럼 보편적 추세로 도출되지 않는다. 가령 의료비나 교육비 공제 가능성이 낮은 독신근로자나 무자녀 근로자의 경우, 같은 조건의 다자녀 가구 근로소득자보다 세 부담이 더 커진다.

■ 납세자연맹은 “정부가 과세 미달자나 비공제자들까지 감안한 ‘1인당 소득공제액’을 기준으로 특정 소득구간의 증세효과를 추정한 것은 경제 실질을 전혀 반영하지 않는 것으로 드러났다”고 주장했다.
   ○ 만일 정부가 세제개편에 따른 소득구간별 증감세 효과를 부득이 논해야 한다면, 같은 소득구간에 속한 근로소득자라고 하더라도 ①가구형태(독신,자녀유무 등)별 ②공제항목별 실제 공제대상 여부 ③과세기준 미달 여부 ④연봉변동(삭감, 동결, 인상 등) 시나리오별 등으로 구분, 각각의 가중치를 고려해 종합적으로 특정 소득구간의 증(감)세 효과를 논해야 한다.
   ○ 납세자연맹은 그러나 “정부는 ‘평균의 함정’을 교묘히 이용해 다수 근로소득자에서 현실적으로 불가피한 증세효과를 최대한 축소해 발표하려고 애를 쓴 것으로 보인다”면서 “일부러 그랬던, 모르고 그랬던 심각한 문제”라고 설명했다.
   ○ 납세자연맹은 이에 따라 “1만 ‘세제개편검증조사단’을 결성, 증세효과를 왜곡한 정부의 '2013 세제개편안' 입법 저지를 위한 입법청원운동에 돌입한다”고 밝혔다.
   ○ 입법청원운동은 연맹이 모집한 1만 명의 ‘세제개편검증조사단’이 정부 세제개편안에 따른 각자의 증세효과를 직접 계산한 뒤 이를 모아 통계자료로 작성, 국회예산결산위원회에 제출하는 식으로 진행된다. 국회가 이 움직일 수 없는 증거를 무시하고 세제개편안 입법을 강행할 수 없다는 것이 납세자연맹의 확신이다.

■ 연맹 김선택 회장은 “기획재정부는 세제개편에 앞서 이런 문제점들을 검토하지 않았고, 국회에 증세추계액 세부 산출내역도 제출하지 않았다”고 비판했다. 정부가 40년간 유지돼온 소득공제 방식을 세액공제로 바꾸려면 실제 연말정산자료(국세청)를 기초로 가구형태, 소득수준별 증세 영향 시뮬레이션 결과를 도출, 세법개정안에 첨부해 국회에 보고해야 한다는 주장이다.
   ○ 김 회장은 “늦었지만 지금이라도 정부가 정확한 증세효과를 판단할 수 있도록 국회와 국민에게 제대로 된 데이터를 제공해야 한다”면서 “국회도 올해 개편안과 같은 중대한 세법개정은 최소 1~2년간 충분한 검토과정을 거쳐 통과여부를 결정해야 한다”고 당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