납세자 43% “세금 낼 때 빼앗기는 기분”
92% “세금내기 아깝다”…“세금낭비 없이 잘 사용” 고작 0.3%
■ 우리나라 납세자의 절반가량은 세금을 ‘빼앗기는 기분’으로 납부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어쩔 수 없이 낸다’는 소극적 의견을 합쳐 부정적인 견해가 92% 이상이다.
○ 이와 맞물려 우리나라 거의 대부분의 납세자들은 세금을 제대로 사용하고 있지 못하다는 생각을 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세금을 낭비하고 있다는 견해가 남녀노소를 불문하고 무려 98%인 것으로 파악됐다.
○ 한국납세자연맹은 지난 6월 연맹 인터넷 회원 2579명을 대상으로 세금만족도에 대한 의견을 묻는 설문조사를 벌였다면서 10일 이 같이 밝혔다. 설문 중 「세금 납부인식」과 관련된 질문에서 1101명인 42.7%가 세금을 ‘빼앗기는 기분으로 납부한다’고 응답했다.
■ 조사 결과에 따르면, “세금을 낼 때 어떤 생각이 드는가”라는 질문에서 응답자 중 △191명(7.4%)는 ‘흔쾌히 낸다’ △1287명(49.9%)은 ‘어쩔 수 없이 낸다’ △1101명(42.7%)은 ‘빼앗기는 기분이다’라로 답변해 부정적인 견해가 전체 중 92.6%로 집계됐다.
○ 세금을 납부할 때 이 같은 부정적인 생각은 소득구분별 상관없이 전 구간에서 비슷한 추이로 나타났다. 특히 직업별로는 생산직 직장인의 부정적 견해가 96%로 가장 높았다. 공무원도 84.7%가 같은 견해를 보였다. 연령별로는 30~40대가 94%, 50대 이상은 87%가 각각 부정적인 견해를 보였다.
■ “우리나라의 세금이 낭비 없이 잘 사용되고 있는가”라는 질문에서도 납세자들의 비슷한 생각은 이어져 △‘매우 낭비’는 2199명(85.3%) △‘약간 낭비’는 335명(13.0%) △‘잘 사용하고 있다’가 ’7명(0.3%) △‘잘 모르겠다’는 38명(1.5%)로 나타나 ‘낭비되고 있다’라고 보는 견해가 98%을 넘어선 것으로 나타났다.
○ 소득이 높아질수록 부정적인 견해는 더 높아졌다. (월소득 200만원 이하는 97.5%, 600만원 이상은 99.4%) 직업별로는 자영업자들의 부정적 견해가 99.7%로 가장 높았으며 공무원 직군 조차도 97.2%가 부정적인 답변을 한 가운데 모든 직종을 통틀어 ‘잘 사용하고 있다’는 긍정의 답변은 대부분 전무한 것으로 파악됐다.
■ 납세자연맹의 김선택 회장은 “세금의 신뢰도는 국가와 공무원에 대한 신뢰도와 직결된다”며 “이번 설문조사 결과는 세월호 사건 직후에 진행된 점을 감안한다 해도 한마디로 충격적”이라고 평가했다.
○ 김선택 회장은 이어 “현 정부의 세금과 예산을 비롯한 재정 정책이 국민들에게 신뢰를 주지 못한다면 납세자들의 불만은 더욱 가속화될 것”이라며 “정부와 국회는 김영란법 원안통과, 세금낭비를 막을 제도적 장치 등 국가 신뢰도를 높이기 위한 획기적인 대안을 마련해야 할 것”이라고 주문했다. (끝)
※ 참고 : 「2014년 납세자 세금만족도 설문조사」 중 세금에 대한 인식 및 예산낭비 통계 (첨부파일 참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