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맺힌 ‘2014 연말정산’…11일부터 경정청구로 추가 환급 받는다
납세자연맹, “장애인 공제 누락 27.6%, 복잡한 세법 탓에 놓친 공제 27.2% 가장 많아”
복잡·난해·사생활노출기피·착오·관행으로 놓친 공제 ‘수두룩’…과거 5년치도 추가환급 가능
악몽? 재난? 뭐라 부르든, 올해 연말정산 환급금이 예년보다 적거나 추가납부까지 발생한 게 분명해. 소득공제가 세액공제로 바뀌고 근로소득공제는 축소됐지. ‘13월의 보너스’를 기대했던 많은 직장인들. ‘13월의 세금’을 경험했다고 분통을 터뜨렸지. 정부로선 유리지갑 근로소득자들이 가장 만만했던 거야.
하지만 언제까지 의기소침해 있을 순 없다. 내가 세금을 너무 녹록하게 본 측면도 없지 않아. 이제 대충대충 하다가는 유리지갑 다 털린다. 정신 바짝 차리고 도전하자. ‘연말정산 패자부활전’! 내친 김에 과거 5년간 놓친 소득공제까지 모두 환급 신청한다. 유리지갑 직장인들 만만찮다. 지켜보면 알게 될 거야. |
지난 1월 연말정산 당시 깜빡 잊고 빠뜨린 소득공제나 세액공제가 있는 근로소득자는 <국세기본법>에 따른 근로소득 경정청구 기한인 3월11일부터 본인 주소지 관할 세무서에 개인적으로 세금환급을 신청, 추가로 근로소득세를 환급받을 수 있다.
부양가족이 암·중풍·치매환자인데 장애인공제 대상인 줄 몰랐거나, 만 60세 미만이라 부양가족공제대상이 아닌 부모님의 신용카드 사용액과 본인이 결제한 부모님 의료비가 당연히 공제대상이 아닌 줄 알았다가 뒤늦게 깨달았다면, 경정청구를 통해 적잖은 세금을 돌려받을 수 있다.
한국납세자연맹(www.koreatax.org)은 11일 “지난 2월 급여로 확인된 2014년 귀속 근로소득 연말정산 결과 전년대비 결정세액이 늘어난 직장인들은 놓친 소득(세액)공제가 없는지 확인하라”면서 이 같이 밝혔다.
납세자연맹에 따르면, 놓친 공제가 있는 근로소득자들은 원천징수의무자(회사) 지급명세서 제출기한(매년 3월10) 바로 다음날인 3월11일부터 본인 주소지 관할 세무서에 개인적으로 환급신청을 할 수 있다.
잘못 또는 더 낸 세금을 돌려받을 수 있는 권리를 뜻하는 경정청구권은 당초 유독 근로소득에만 보장되지 않다가 납세자연맹의 입법청원운동으로 지난 2003년부터 최초 3년이 보장돼오다가 올해부터 5년으로 늘었다. 따라서 올해 근로소득세를 잘못 또는 더 냈다면 5년 이내인 오는 2020년 3월10일까지 언제든 환급신청이 가능한 것이다.
납세자연맹은 근로소득자 개인이 경정청구서 등 세무서식을 작성하기가 쉽지 않고 세무서 방문을 부담스러워하는 점을 감안, 추가환급에 따르는 모든 절차를 지원하는 ‘환급도우미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지난 12년 동안 3만5295명의 근로소득자들이 이 서비스를 이용해 291억여 원을 추가 환급받았다”면서 “환급 신청한 근로자 1인당 82만원을 추가로 돌려받은 셈”이라고 설명했다.
실제 2013년도에 퇴사하면서 회사에서 약식 연말정산만 한 결과 자녀와 부모 등에 대한 인적공제와 보험료, 기부금, 신용카드 등의 공제를 모두 누락했던 근로소득자 김모씨(당시 38세)는 2014년 납세자연맹의 환급도우미서비스의 도움을 받아 근로소득 경정청구를 신청, 504만원(지방소득세 포함)을 추가로 환급받았다.
연맹의 도움으로 작년에 추가환급을 받은 근로소득자 1256명 중에는 암·중풍·치매 등 난치성질환으로 치료나 요양 중인 부양가족을 세법상 장애인으로 인정받아 세금을 환급받은 경우가 전체 중 27.6%로 가장 많았다. 또 복잡한 세법 탓에 직계존비속에 대한 부양가족공제를 받지 못했던 직장인들이 추가로 인적공제 등을 받게 된 경우(27.2%)가 그 다음으로 많았다.
이밖에 퇴사 때 약식 연말정산을 한 중도퇴직자(10,8%)와 본인 또는 회사의 실수(9.8%), 사생활 보호를 위해 자진 누락(7%), 부양가족의 소득금액 100만원 요건을 몰라 누락(3.7%) 등이 있고, 다른 가족이 공제 받는 줄 알고 누락하거나 연말정산 간소화서비스 금액에서 누락된 사례들도 있다.
납세자연맹 송기화 간사는 “근로소득세 경청청구(환급신청)는 본래 본인이 직접 세무서에 하는 것인데, 이는 환급세금을 개인통장으로 받는 점에서 알 수 있다"면서 ”내 세금을 대신 걷어서 내주는 회사는 원천징수의무자로서 연말정산 이후에는 나의 경정청구와 추가 세금 환급에 대해 알 수가 없는 구조“라고 설명했다.
송 간사는 특히 “부양가족(부모님, 배우자, 자녀) 정보제공동의를 늦게 받았거나 과거 5년(2009~2013년) 귀속 근로소득에 대해서도 경정청구 사유가 되는 경우에는 국세청 홈텍스에 접속, 조회·발급→연말정산→자료제공동의신청 코너에서 ‘2009년 이후 모두’에 체크하면 과거 5년치 지출내역을 출력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납세자연맹은 연말정산이 워낙 복잡해 직장인들이 연말정산 때 자주 놓치는 소득공제 사례를 유형별로 일목요연하게 정리한 ‘남들이 놓친 연말정산 사례 찾기’ 코너를 연맹 홈페이지(http://www.koreatax.org)에서 제공하고 있다.
송간사는 “지난 2009~2013년 연말정산 때 놓친 소득공제도 5년 안에 신청하면 환급받을 수 있다”며 “특히 2009년분은 오는 5월31일까지 환급받아야 하므로 서둘러야 한다”고 당부했다.
다음은 직장인들이 납세자연맹의 도움으로 추가로 환급받은 유형별 사례들.
① 장애인공제와 장애인의료비 공제 오류(27.6%)
부양가족이 암ㆍ중풍ㆍ치매ㆍ난치성질환자 등 중증환자로 병원 등의 의료기관에서 장애인증명서를 발급받으면 장애인공제를 받을 수 있다는 사실을 몰라서 또는 부모님이 국가유공자 상이자임에도 장애인공제를 받을 수 있다는 사실을 몰라서 누락하거나 장애인의료비에 해당함에도 일반의료비로 공제받아서 의료비 공제를 적게 받은 경우로 환급신청하는 경우가 많음(장애인관련 공제 누락이 작년에 가장 많은 건수를 차지)
② 복잡한 세법으로 놓쳤다가 소득공제 가능한 사실을 나중에 알게 된 경우(27.2%)
건강보험증에 등재 되지 않아도 공제되는 따로 사는 부모님 공제, 농사를 짓는 부모님공제, 이혼하거나 호적에 미등재된 친부모공제, 형제자매 대학교육비 공제, 부양가족이 있는 미혼여성세대주 근로자의 부녀자공제, 종교단체기부금공제등을 많이 놓친다. 특히 오빠나 형님이 부모님공제 받는 줄 알았는데 공제받지 않는 것을 발견하고 신청하는 경우가 많음.
③ 퇴사 당시 연말정산 때 각종 공제를 받지 않은 중도퇴직자(10.8%)
직장에서는 퇴직자에게 소득공제 서류제출을 요구하지 않고 기본적인 공제만 신청, 약식으로 연말정산을 한다. 이에 당해 연도에 재취업하지 않은 퇴직자는 의료비, 신용카드, 보험료 공제, 주택자금공제, 기부금공제 등을 놓친다.
④ 사생활 보호를 위해 자진해서 소득공제를 누락한 경우(7%)
부양가족(배우자, 자녀)이 장애인이라는 사실 등을 직장에 알리고 싶지 않은 경우, 외국인과 재혼한 사실, 배우자가 실직인 사실이나 사업부진을 알리고 싶지 않아 배우자공제를 받지 않는 경우
⑤ 소득공제신청서를 잘못 기재하는 등 본인이 실수한 경우(6.8%)
영수증을 첨부했지만 신청서에 기재하지 않은 경우, 불입액 총액을 기재해야 하는데 공제액을 기재한 경우, 연금저축을 개인연금으로 잘못 기재한 경우
⑥ 소득금액 100만원의 의미를 몰라서 부양가족공제를 누락한 경우(3.7%)
소득금액 100만원을 연금수령액 100만원 또는 사업수입 100만 원 등으로 오인하여 연금이나 사업수입금액이 100만원이 넘는 부모 등의 부양가족은 무조건 공제대상이 아닌 줄 알고 공제받지 않는 경우(복잡한 세법으로 인한 누락으로 소득의 종류별로 소득금액의 정확한 의미를 알기 어려움)
⑦ 회사가 연말정산을 잘못한 경우(3%)
회사의 입력오류, 영수증 분실, 세법적용 오류 등 회사가 연말정산을 잘못한 경우
⑧ 기타: 다른 가족이 공제 받는 줄 알고 누락하거나 연말정산 간소화서비스 금액에 누락이 있는 경우 등
부모 등의 부양가족공제를 다른 가족이 받는 줄 알고 아무도 공제 받지 않고 있던 경우 또는 연말정산간소화서비스에서 정보가 누락되어 공제를 받지 못한 경우(서류제출 후 간소화서비스의 의료비등 금액이 변동된 경우, 병원에서 의료비가 국세청으로 미통보된 경우, 현금영수증 사이트에 바뀐 핸드폰 번호로 수정하지 하지 않아 현금영수증(신용카드)공제를 놓친 경우 등)